
스페인의 한 국제학교는 국제학교라는 이름과 달리 스페인 문화가 짙게 배어 있는 곳이다. 보통 국제학교는 다양한 국적의 학생들로 구성되는 경우가 많지만 이 학교는 학생의 대부분이 스페인 출신이다.
교사들은 미국, 영국, 호주 등 영어권 국가 출신의 원어민이지만 모두 스페인어를 유창하게 사용한다. 교사들끼리도 주로 스페인어로 소통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수업은 영어로 진행되지만 실제 분위기는 영어로 배우는 스페인 학교에 가깝다.
이곳에 유치원부터 다닌 아이들조차 영어 발음이 자연스럽지 않은 경우가 많고 반에 있는 미국, 리투아니아, 브라질 출신 아이들을 제외하면 영어 실력은 한국 국제학교 1~2학년보다 낮은 수준인 경우도 있다. 학생들끼리도 대부분 스페인어로 대화하기 때문에 영어 노출이 제한적이다.
국제학교마다 영어 사용을 얼마나 장려하는지는 학교에 따라 다르지만 이 학교는 수업 시간을 제외하면 스페인어가 중심 언어로 쓰인다.
학기 초 근처에서 비슷한 커리큘럼으로 운영되던 다른 학교가 문을 닫으면서 그 학교의 학생들과 교사들이 이곳으로 대거 옮겨왔다. 그 후 영어 사용 분위기가 눈에 띄게 달라졌고 새로 온 아이들의 영어 실력에도 놀랐다.
다양한 국적의 아이들이 있었고 아이들끼리도 영어로 대화하는 비율이 훨씬 높았다.
함께 온 선생님들의 수업 방식 역시 기존과는 다른 점이 많았다.
급식
이 학교에서 가장 자랑할 만한 부분은 바로 급식이다.
스페인에 있는 국제학교답게 점심은 보통 프리메로(primero), 세군도(segundo) 플라토에 빵까지 기본으로 제공된다.
과일도 종류별로 다양하게 나오고 구성도 알차다.
한국인 입맛에도 잘 맞아서 못 먹을 음식이 없을 정도로 매일 정말 맛있게 먹는다.
해외 학교에서는 교사의 프라이버시가 매우 중요하게 여겨진다.
이 학교 역시 선생님들만을 위한 전용 식당이 따로 마련되어 있어 점심시간에는 학생들과 함께 식사하지 않는다.
대신 점심시간 동안 학생들을 돌보는 담당 선생님들이 따로 지정되어 있어 아이들의 안전이나 문제 상황이 생겼을 때도 체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체계적인 체육 수업
체육 수업도 체계적으로 운영된다.
체육 선생님들은 정해진 커리큘럼을 기반으로 수업을 진행하며 아이들의 신체 능력을 단계별로 발달시킬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수영 수업 역시 아이들이 배워야 할 동작과 기술이 세부적으로 나뉘어 있다. 수영 실력에 따라 각 단계에 맞는 자세와 기술을 배우기 때문에 실제로 수영 실력이 눈에 띄게 향상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부모님과 함께 하는 참관수업
이 학교에서는 학부모 참관수업도 조금 특별하다. 한국에서는 주로 부모님이 교실 뒤에서 아이들이 어떻게 수업에 참여하는지를 지켜보는 방식이지만, 이곳에서는 학부모가 직접 수업에 참여한다.
아이들은 부모님과 함께 활동하면서 수업 시간에 더욱 적극적으로 임하게 된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 유명한 장학퀴즈 프로그램인 ‘Jeopardy’를 응용한 수업에서는 부모님 팀과 학생 팀으로 나뉘어 퀴즈 대결을 벌인다.
아이들은 이전 수업 시간에 이미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문제를 자신감 있게 풀어가고 맞힐 때마다 점수를 얻는다. 부모님들은 아이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당당히 대답하는 모습에 큰 만족을 느끼고 아이들 또한 어른들을 상대로 이겼다는 성취감을 얻는다.
또 다른 활동으로는 다양한 역사 시대를 주제로 한 포스터 만들기 수업이 있다. 이 시간에는 아이들이 부모님과 함께 팀을 이루어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을 창의적으로 표현하며 내용을 정리해 나간다. 수업을 통해 배운 내용을 되짚어 보면서 부모와 아이가 함께 소통하고 협력하는 경험을 할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다.
필기, 암기 위주가 아닌 실험 위주
이 학교는 필기나 암기 중심의 수업보다는 실험과 탐구 활동 위주의 수업이 많다. IB 커리큘럼 중 하나인 PYP(Primary Years Programme)를 기반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아이들이 주도적으로 질문하고 실제로 경험하며 배우는 방식이 중심이다.
교실에서는 교과서보다는 프로젝트, 실험, 토론, 그리고 다양한 활동을 통해 개념을 이해하고 확장해 나간다.
과학 수업에서는 단순히 이론을 외우기보다는 직접 실험을 통해 원리를 체험하고 결과를 분석하면서 자연스럽게 개념을 익힌다.
이런 방식은 아이들의 흥미와 참여도를 높이고 단순한 지식 습득을 넘어 사고력과 표현력까지 함께 키워준다.
예를 들어 '침식(erosion)'에 대해 배울 때는 단순히 개념을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모래와 돌, 물을 사용해 직접 실험을 해 본다.
아이들은 물의 흐름에 따라 지형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눈으로 보고 손으로 체험하면서 침식의 원리와 과정을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된다.
또 ‘강수(precipitation)’, ‘응결(condensation)’, ‘집적(accumulation)’ 같은 물의 순환 개념 (Water Cycle)을 배울 때는 지퍼백에 물을 넣어 햇빛 아래에 걸어두는 실험을 진행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지퍼백 안쪽에 생기는 김과 물방울을 관찰하며 물이 어떻게 기화되고 응결되어 다시 떨어지는지를 눈으로 확인한다. 이런 활동을 통해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는 개념도 아이들 스스로의 경험으로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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